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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지역]  룩소 여행기
작성자 : 오수찬  작성일 : 2007-01-15  조회 : 829
  • ◇신을 꿈꾸던 람세스 신전의 중심에 있었다

    새벽 3시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부스스 눈을 떴다. 이곳은 이집트 아스완에 있는 허름한 게스트하우스. 이집트 최고의 유적중 하나인 아부심벨을 만나기 위해서는 일단 아스완에 짐을 풀어야한다. 아부심벨은 아스완에서 280km나 떨어져 있지만, 그 중간은 대부분 사막이기 때문이다.

    게스트하우스 로비에는 새벽 3시와 어울리지 않는 팝송이 흐르고 있었다. 4시쯤 오른 미니버스에는 머리색이 다른 여러 여행자들은 하품을 하면서 `굿모닝하고 인사를 건넸다. 굿모닝하기는 아직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집트의 가장 위대한 왕 람세스 2세의 신전 아부심벨

    별을 보며 4시간쯤 달렸을까. 오전 8시쯤 아부심벨에 도착했다. 조금씩 환해지는 햇살에 아부심벨도 서서히 깨어나고 있었다.

    아부심벨은 이집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꼽히는 람세스 2세가 자신의 위대함을 기리기 위해 세운 신전이다. 자신을 신과 동격화 해 `파라오라 자처했던 람세스 2세는 67년 동안이나 왕좌를 쥐고 있었다. 게다가 무려 110여명이나 되는 자녀를 낳았으며, 이중 4명의 딸과는 결혼까지 했다. 현대의 시각으로는 이해가 안가는 일이지만, 당시에는 근친간의 결혼이 당연한 일이었다고 한다.

    아부심벨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했다. 정면에 보이는 22m 높이의 람세스 2세 거상은 그의 넘치는 자신감을 뿜어내고 있었다. 신전 안으로 들어가니 또다시 자신을 조각한 8개의 열주기둥이 서 있었다. 자신감을 넘어서 그의 광기가 두려워지는 순간이었다.

    아부심벨은 왕 자신을 위한 대신전과 왕비 네페러타리를 위한 소신전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신전 내부에는 람세스 2세의 전투를 묘사한 전쟁화가 그려져 있었다.

    기대하지 못했던 아름다움은 낫세르 호수와 아부심벨의 조화에 있었다. 빛에 반짝이는 낫세르 호수의 물결과 흙빛의 거대한 건축물 아부심벨은 묘하게 잘 어울렸다. 낫세르 호수는 길이 500km에 달하는 인공 호수로, 빈곤에 시달려 온 이집트 정부가 아스완 하이댐 건설을 위해 만든 것이다. 한때는 하이댐 건설 때문에 아부심벨이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고 한다.

    결국 유네스코의 지원으로 아부심벨의 거대한 신전은 1036개의 돌 블록으로 분리돼 원래 자리에서 65m 위로 옮겨져, 위기를 모면했다. 돌 블록 하나의 무게가 30여톤에 달했다는데, 사진으로 본 공사 당시의 모습은 경이로울 따름이었다.


    ◇과거와 현재, 빛과 어둠을 넘나드는 즐거움◇

    테베라고 불리던 이집트에서 가장 역사적인 도시 룩소르. 지금은 소도시가 되어버렸지만, 한때는 인구가 1000만명에 달했을 정도로 번성했었다. 아스완에서 기차로 12시간,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는 10시간 정도 걸릴 정도로 멀지만, 이집트에 와서 룩소르에 들리지 않는 여행자는 거의 없다.

    또 룩소르에서도 카르나크 신전과 룩소르 신전, 그리고 왕들의 계곡은 이곳에 왔다면 들르지 않을 수 없는 곳들이다. 이중에서도 카르나크 대신전은 세계 최대의 신전이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카르나크 신전은 고대 이집트에서 최고의 신으로 받들어지는 아문신을 모시기 위해 만들어 진 것으로, 그 규모와 정교함이 감탄사를 연발케 한다.

    카르나크는 이집트 역대 왕들이 2000여년에 걸쳐 조금씩 증축해 온 것으로 룩소르에서도 가장 오래된 신전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일단 양 머리를 한 스핑크스들이 눈에 들어온다. 스핑크스 통로를 통해 들어가 10개의 탑문을 지나면 아몬 라 신을 모시는 신전과 대열주실이 등장한다. 이쯤 오면 모두들 고개를 하늘로 치켜든다. 둘레 15m, 높이 23m나 되는 거대한 기둥들을 돌아보기 위해서다. 놀라움을 연발하며 134개가 된다는 기둥 속을 헤맨다.

    카르나크 신전의 놀라움은 룩소르 신전으로 이어진다. 룩소르 신전은 카르나크 대신전의 부속신전으로, 카르나크에서 룩소르까지는 참배길이라는 2.5km 길로 이어져 있다.

    람세스 2세까지 4세기에 걸쳐 지어진 룩소르 신전은 아문신의 아내와 아들을 위해 지어졌다. 입구에는 파리 콩코드 광장에 서 있는 오벨리스크와 똑같은 오벨리스크가 서 있고, 그 뒤를 람세스 2세 석상이 룩소르 신전을 지키고 서 있다.

    더운 날씨도 피할 겸 룩소르 신전은 해질 녘에 둘러보는 것이 좋다. 나일강 옆에 자리하고 있어 해지는 나일 강과 룩소르 신전을 함께 보면 유구한 역사를 함께 흘러온 자연의 장엄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 밤이 되면 조명 때문에 룩소르 신전은 더욱 화려하게 변신한다. 룩소르 신전을 비추는 조명과 빛이 닿지 않는 어두움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과거와 현재를 드나들다보면, 무한한 행복감에 빠져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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