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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아이데르 Ayder - 자연여행
작성자 : 에스빠냐  작성일 : 2008-08-06  조회 : 2425
  • 전날 쉬멜라 수도원을 구경하고 느긋하게 유중굘 Uzungol 로 향하다가 생각보다 시간을 지체했고
    가는 길이 비포장에 가까워, 아이데르 Ayder로 향한다.
    유중굘은 포기... 대신 가면서 여기 저기 동네구경.. 가는 곳마다 차이는 공짜..
    5년전에 묵으면서 차이 Cay 공장 견학까지 했던 리제 Rize를 그냥 지나친다..
    이 지역은 터키에서 소비하는 차의 대부분을 공급하는 곳..

    <5년전 차이 공장 견학기-Rize >

    Cay 공장은 Rize에서 10 km 서쪽인 Derepazari에서 10여 km 더 떨어진 Kalecil 이라는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국영 차 공장의 공장장이 삼촌인 Tugba와 Bursa 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올해 대학시험을 치룬다는 Ozge,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일하는 두명의 volunteer가 동행했다.

    차 밭에 있는 삼촌한테 이미 전화를 해놓고 또 다른 Tugba 의 삼촌 –그녀는 삼촌이 7명이라고 했다- 이 경영하는 가까운 주유소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차 한잔이 빠질 수 없지. 동네 사람들이 다 나와서 우리를 환영해 주었다. 지도를 갖다 놓고 한국의 위치도 가르쳐 주고, 월드컵 3,4위전을 한 대구도 알려주고.. 공산국가인 중국과 사이가 좋으냐, 북한은 어떠냐.. 많은 질문에 나름대로 대답을 해주었다. 그러면서 터키를 둘러싸고 있는 7개국이나 유럽은 터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다분히 정치적인 토의로 들어가려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토론을 즐겨하고 오히려 궁금하기도 하지만 이러다가는 너무나 길어질 것 같다. 더구나 모든 말이 어줍짢은 고등학생 수준의 통역으로 이루어진다면 그 의미도 정확하지도 않을 것 같고... 적당한 핑계로 마다하고 차 공장으로 향하였다.

    카메라 반입을 금지하는 등 국영 기업이 – 차이 공장은 전부 국영이라고- 라 그런지 나름대로 보안조치는 철저하였지만 모두들 우리를 환영해 주었다. Cay 만드는 공정은 의외로 심플하였다. 기본적으로 collection, drying, grinding 과정의 연속이었다. 의외인 것은 차 잎의 질에 따라 품질 등급이 정해지기 보다는 건조상태나 얼마나 잘게 (부드럽게) 빻아지는 지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아마 이 지역은 기후나 제반 여건들이 비슷하여 품질도 비슷한 모양이다.

    사공이 많은 배처럼 공장장, 그의 부하 외에도 각 공정의 사람마다 다 나서서 이리저리 데리고 다니는 바람에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견학이 끝나고 나서 우리가 차를 살수 있느냐고 했더니 모든 빻아진 차 powder 는 민간 packing 회사로 반출하게 되어 있다고 한다. 언제 준비했는지 와이프가 차이큐르 Caykur라고 씌어진 봉투를 내미니까 그 상표가 제일이라고 말해준다. 와이프는 어제 가게에서 봉투만 얻어왔다고.. 공장 부근에 있는 차 밭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데 온 동네 사람이 다 나와서 구경을 한다. 기념품을 전하고 작별을 했다. 와이프는 맨날 보성 차 밭을 노래하면서도 가본 적이 없는데 와이프가 원하던 차 밭과 공장을 터키에 와서 견학을 하게 됐네..

    아르데센 Ardesen 못미쳐 우회전..
    40여킬로를 가야하는데 참르헴쉰 CamlIhemsin 을 지날 때쯤에는 벌써 날이 완전히 저물었다. 캄캄한 밤..
    이스탄불에서는 저녁 6,7시가 되어도 날이 훤했는데 6시도 못돼서 캄캄해진다.
    그 때서야 미치는 생각.. 비행기로 두시간 가까히 걸리는 동쪽으로 왔고
    이곳이나 이스탄불이나 같은 시간을 쓰고 있으니 해가 일찍 지는 건 당연..
    어쩐지 트라브존에서 아침 6시인데도 날이 훤하게 밝더라..
    이스탄불에서는 7시나 되어야 날이 밝았는데..
    어휴 돌대가리..

    거의 아무도 없는 캄캄한 산길을 운전하고 가니 와이프의 공포는 극에 달한다.
    5년전에 낮에 와보긴 했는데 밤에는 정말 다르다..
    가끔씩 나타나는 폭포 소리도 무섭다.
    난 이런 경치를 보지 못하고 가는 게 억울한데..
    하긴 내일이 있으니까..

    이윽고 해발 3,000미터에 가까운 고원지대 아이데르..
    조그만 중심가의 불빛만 봐도 반갑다. 계곡 경치가 아름답다는 호텔을 잡아서 체킨하고,
    몇 명의 관광객이 있는 식당으로 직행.. 음식은 언제나 엑설런트..
    따뜻한 벽난로 옆에서 와이프는 맥주, 난 라크 RakI와 함께 회포를 푼다.
    통나무집 호텔 방, 따뜻한 히터..
    바로 밑의 계곡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와이프는 이내 잠이 들고, 난 가족이 운영하는 호텔 차이집으로..
    내일 스케줄을 잡으려면 동네사람들한테 뭘 물어봐야 하거든..

    친절하고 한없이 명랑한 종업원들.. 뜨개질 하는 주인 마님.. 그리고 그 딸..
      

    이 지역 주민은 투르크 족이 아닌 헴쉰족 Hemsin..
    15,000명에 불과한 이들은 지금의 아르메니아 지역에서 넘어온 사람들로 원래는 기독교인이었다고..
    현재도 히잡이나 챠도르를 입지 않고 화려한 의상을 입는데..
    머리에는 자기 민족의 상징인 표범을 새긴 스카프를 쓰는 게 특징..
    7월에 벌어지는 축제에선 컬러풀한 전통복장을 하고 추는 춤이 유명하다..
    이걸 봐야 진짜 아이데르를 느낄 수 있는데..

    아침에 잠에서 깨니 방에서 보는 경치가 알프스를 옮겨온 듯하다.. 여기가 터키라는 걸 알려주는 모스크..
      
    그런데 비가 오네..
    아침을 먹으면서 더 거세지는 빗방울..
    하이킹을 하려면 10킬로 정도 떨어진 카우론 Kavron 까지 가야하는데 차로는 갈 수 없고
    아침 9시에 출발하는 돌무쉬 dolmus 를 타야한다.
    10킬로 가는데 한 시간은 잡아야 한다니 얼마나 길이 험할지..

    와이프와의 의견 마찰..
    이 비오는데 위험하게 꼭 가야하겠냐.. vs 난, 이번여행의 필수코스, 소위 absolute destination..
    여기서 2-3일 머물면서 카취카르 산 Kackar DagI 을 하이킹 하는 것..
    더구나 5년전에 왔을 때 이후 이 곳은 항상 내 마음속에 있었는데..

    아침을 먹고나니 쉽게 결론이 난다. 한 무리의 터키 관광객..
    어제 카우론에 다녀왔다는..
    비가 와서 길이 안좋아 너무 고생했고, 안개 때문에 경치 구경 하나도 못했다고..
    주민들도 거둔다.. 계속 비가 올거라고..
    아, 이렇게 또 포기해야 하나?
    하긴 혼자 여행하는 것도 아니고, 순리를 따라야겠지..
    내일이나 모레 이 산너머 동쪽에 있는 유수펠리 Yusufeli 에 가니 그 쪽에서 가게 되면 가자..
    그래 떠나자..아이데르와 연이 안닿나보다..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이곳 저곳 경치를 구경하면서 다시 흑해로 내려온다..
      
      
    산에 걸린 구름 사이로 보이는 통나무집들..
    차이를 수확하는 농부들..


    아쉽긴 해도
    진정한 터키 자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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