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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지역]  [스크랩][명품 여행] 이집트 룩소르에서 아스완까지 나일 크루즈
작성자 : 오수찬  작성일 : 2008-07-04  조회 : 1069
  • 이집트 속담에 `나일 강물을 먹은 사람은 반드시 나일 강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말이 있다. 나일강은 이집트의 전부다. 나일강을 지도에서 찾아보면 한 줄기의 강이 정확히 한 나라를 관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일강은 이집트 영토만을 관통한 게 아니라 이집트의 역사와 문화, 이집트 인의 삶을 관통해 흐른다.


    나일강의 모양은 이집트 문명을 일구어낸 원동력인 파피루스(Papyrus)와 닮았다. 초창기 종이 대용으로 쓰였던 파피루스는 갈대과의 식물이다. 단면이 삼각형인 길다란 줄기가 사람 키만큼 뻗어 자라고 끝의 꽃대는 여러 갈래로 왕관처럼 갈라진다. 이집트 사람들은 이 파피루스 줄기를 얇고 길게 쪼개 겹쳐 놓고 그것을 압축ㆍ건조시켜 종이 대용으로 썼다. 영어 `Paper`의 어원이 다름아닌 파피루스다.

    파피루스의 꽃대에 해당하는 곳은 나일 삼각주 끝에 있는 도시 알렉산드리아다. 파피루스의 뿌리에 해당하는 곳은 아프리카 제1의 호수인 빅토리아호다. 빅토리아 호수에서 시작한 나일강은 6690㎞를 흘러 흘러 알렉산드리아에서 지중해와 만난다. `나일(Nile)`이란 이름은 그리스어 `나일루스(Nilus)`에서 유래하는데 그 어원은 `탁하게 흐른다`는 뜻이었다고 한다. 상류에서 많은 침전물을 날라온 나일 강물이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쯤 오면 혼탁해졌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하지만 바로 이 혼탁함이 나일강 연안을 옥토로 만들어 주었고, 그 때문에 이집트 문명이 생겨날 수 있었다.

    따라서 모든 이집트 유적은 나일강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집트를 관광하는데 나일 크루즈가 가장 효과적인 이유도 그 때문이다. 나일 크루즈는 여러 구간이 있지만 룩소르에서 아스완까지 이용하는 게 가장 일반적이다.

    이 구간에서는 룩소르 신전, 카르나크 신전, 호루스 신전, 콤옴보 신전, 왕들의 계곡, 아부심벨 등을 모두 볼 수 있다. 나일 크루즈는 세계적인 추리작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나일 살인사건`이라는 소설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나일 크루즈는 배 안에서 먹고 자면서 배가 정박하는 도시 인근의 관광지를 둘러보게 된다. 나일의 일출과 일몰을 보는 행복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 룩소르, 고대이집트 수도…투탕카멘등`왕들의 계곡`둘러보고

    = 크루즈의 출발점인 룩소르(Luxor)는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660여 ㎞ 떨어진 나일강 동쪽에 있다. 고대 이집트 신왕국시대의 수도 테베가 바로 이곳이었기 때문에 무수한 유적들이 발길을 잡아 끈다. 번잡한 카이로와 달리 이집트의 향토색을 느낄 수 있다. 룩소르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유적은 나일강과 바로 붙어 있는 룩소르 신전이다. 신왕국시대 초기 제18 왕조의 아멘호테프 3세 때 만들어진 이 신전은 테베의 통치자였던 아몬신과 그 아내 무트, 아들 코스를 위한 신전이었다. 저녁 무렵 환상적인 조명을 받으며 나일을 굽어 보는 룩소르의 위용은 여행자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매력이 있다. 문을 하나 하나 지나칠 때마다 마주치는 거대한 석상들은 누구든 그 앞에 선 자들을 초라하게 만든다. 신전 정면 제1탑문 왼쪽에는 오벨리스크 하나가 외롭게 서 있다. 짝을 이뤄 서 있던 오른쪽 오벨리스크는 지금은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 서 있다. 나폴레옹이 전리품으로 챙겨 갔기 때문이다. 룩소르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카르나크 신전은 가장 장엄한 신전이다. 어마어마한 100여 개가 넘는 기둥들이 숲을 이루며 서 있는 이 신전은 룩소르의 4개 신전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다.

    룩소르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명소는 왕들의 계곡이다. 뜨겁다 못해 따가운 햇볕을 받으며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없는 산을 얼마쯤 걸어 올라가면 무덤으로 들어가는 입구들이 나온다. 왕들의 계곡에는 투트모세 1세부터 람세스 11세에 이르는 제18, 19, 20 왕조의 거의 모든 왕들이 묻혀 있다. 현재까지 발견된 무덤만 60여 기에 이른다. 투탕카멘 왕의 무덤을 빼고는 모두 도굴이 된 상태에서 세상에 알려졌다. 왕들의 계곡에 들어서기 전 작고 허름한 마을들이 있는데 이 마을들이 도굴꾼들이 살았던 곳이라고 한다. 수백 년 동안 도굴꾼들이 마을을 이루고 대를 이어 살면서 도적질을 했다고 하니 유물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하게 한다.



    ◆ 에드푸, 나일강 따라 천천히 바라본 소박한 풍경 색다른 재미

    = 룩소르 남쪽에 있는 에드푸(Edfu)는 곡물ㆍ목화ㆍ대추야자 교역의 중심지며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때 건립한 호루스 신전이 유명하다. 이 신전은 룩소르에 있는 신전과는 달리 모래더미 속에 오랜 시간 묻혀 있었기 때문에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신전 앞에 있는 흑(黑)화강암으로 된 한 쌍의 호루스상은 너무나 유명하다. 사실 룩소르에서 에드푸에 이르는 구간의 가장 큰 매력은 천천히 나일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의 갑판에 누워 이집트의 시골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다. 강변에 딸린 조그마한 밭에서 수박 같은 과일을 키우는 모습, 강변에서 빨래를 하다 우리를 보고 손을 흔드는 소녀들, 소떼를 몰고 강을 건너는 농부들. 이름 모를 물새들과 나무와 풀까지 이집트의 일상을 만날 수 있다.

    예기치 않은 일도 벌어진다. 중간 중간 수문을 통과하기 위해 배의 속도가 느려지는 순간이 있는데 그때 마을 남자들이 노를 저어 크루즈 선으로 다가온다. 이 남자들은 자기 배와 크루즈선을 갈고리로 연결시킨 다음 소리를 지른다. 소리를 듣고 갑판이나 선실에서 사람들이 고개를 내밀면 옷이나 식탁보 같은 물건들을 봉지에 싸서 마구 던진다. 물건을 보고 사라는 이야기지만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부른다. 갑판으로 날라온 물건들을 다시 조각배로 던지고, 그들은 또다시 던지고 하는 이상한 야구놀이(?)를 하다 보면 배는 어느새 에드푸에 닿아 있다.

    ◆ 아스완, 왕비를 위해 만든 유일한 신전 `아부심벨` 황홀한 매력

    = 뱃길은 콤옴보(Kom Ombo)를 거쳐 아스완(Aswan)에서 끝난다. 콤옴보는 에드푸에서 남쪽으로 65㎞, 아스완에서 북쪽으로 50㎞ 떨어진 작은 도시다. 배가 이 작은 도시를 들르는 이유는 콤옴보 신전 때문이다. 콤은 언덕이라는 뜻이고 옴보는 금을 뜻한다니 콤옴보는 한국말로는 금릉(金陵)이다. 콤옴보 신전은 악어 형상의 신 소벡과 매의 머리를 가진 하늘의 신 호루스를 모시는 신전으로 프톨레마이오스 시대와 로마 시대에 걸쳐 지은 것이다. 크루즈의 종착지인 아스완은 아스완 댐으로 유명한 남부 이집트의 중심 도시다. 1960년 우리나라 소양댐의 50배 규모인 저수량 1500억t 규모의 아스완 하이댐을 만들 때 수많은 유적이 수몰될 위기에 처하게 되자 유네스코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나서 주요 문화재를 옮겼다. 말이 문화재지 거대한 신전을 옮긴 것이니 그 작업의 규모가 놀랍다.

    어찌 보면 복도 많은 나라다. 자기들은 신전이니 뭐니 아랑곳하지 않고 댐 건설을 추진하고, 신전은 남의 나라 사람들이 와서 살려 놓았으니 복이라고 할 수밖에. 어쨌든 그렇게 수몰 위기에서 살아남은 대표적인 유적이 아부심벨 신전이다. 람세스 2세는 60명의 아내가 있었는데 그 중 아스완 출신의 아내 네페르티티를 가장 사랑했다고 한다. 그 아내를 위해 만든 신전이 아부심벨이다. 따라서 아부심벨은 파라오가 아닌 왕비를 위해 세운 유일한 신전이다. 사막기후 때문인지 희미하게나마 채색이 남아 있어 보는 이를 황홀하게 한다.

    ◆ 3박4일 나일 크루즈 이모저모

    = 나일 크루즈는 일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3박4일 내지 4박5일 동안 타는 게 보통이다. 대한항공 직항을 타고 카이로에 내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보고 이집트 국내항공편으로 룩소르로 이동해 유람선에 오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코스다.

    배의 규모는 우리나라 한강 유람선의 두 배쯤 되어 보인다. 그렇다고 영화에 나오는 럭셔리한 유람선을 떠올리면 안 된다. 침대칸이 있는 소박한 열차쯤을 상상하면 된다. 보통 지하 1층을 포함해 5층으로 되어 있으며 각 객실은 독립돼 있고 샤워시설과 화장실, TV, 전화기 등이 마련돼 있다. 견고한 칸막이가 아니라 옆 선실의 소리가 좀 들리기는 하지만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한 가지 조심할 게 있다. 술과 음료수를 따로 사 먹는 풀 보드(Full Board) 형식으로 운영되는 배가 많은데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배가 많다. 3~4박 동안 일반 호텔처럼 선실 번호를 쓰고 술과 음료수, 기념품 등을 사게 되는데 막상 체크아웃 할 때 카드가 안 되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 물론 사전 고지는 없다. 크루즈선 외에도 이집트에는 의외로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곳이 많다.

    ■ 여행 정보 = 이집트관광청 한국사무소(02)2263-2330

    [이집트 = 허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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