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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이스탄불 - 그리스정교 총주교 교회 Ecumenical Orthodox Patriarchate
작성자 : 에스빠냐  작성일 : 2008-07-28  조회 : 2221
  • 이스탄불과 그리스 정교

    그리스 정교 (Greek Orthodox) 본부가 이스탄불에 있는 건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있지 않은 사실..
    이슬람은 너무 과격하다는 일반적인 인식은 개인적으로 너무나 큰 오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동기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결정적인 건 그들의 관용정신..
    특히 15세기 이슬람에 의하여 동로마 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 즉 그리스 정교의 본산인
    이곳이 함락된 이후 지금까지도 그리스 정교의 본부가 이스탄불에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

    함락 이후 오스만 투르크는 ‘민족’ 또는 ‘국민’이라는 뜻의 밀레트라는 자치제도를 시행하여
    다양한 민족에게 자치권을 부여하여 공동체로서 살아왔다.
    그리스 정교뿐만 아니라, 유대교와 아르메니아 밀레트도 유 명한 일....
    19세기말 인구 100만명중에서 비이슬람 인구가 이슬람 인구를 약간 상회하였다는 통계..
    어쨌든 이스탄불에 가면 꼭 그 현장을 들러보리라..언제나 다짐하곤 했지...
    목적지는 페네르 Fener.. Fener는 등대라는 뜻으로 옛날 골든혼을 밝히는 등대가 있었고..
    오래전부터 그리스인이나 유대인들이 많이 살았왔다고..

    갈라타 다리 Galata Korpursi를 걸어서 건너, 에미뇌뉴 Eminonu 에서 페리를 타기로 한다.
    이스탄불에 와서 페리를 안타는 것도 이상해서..
       갈라타 다리의 명물, 낚시꾼들.. 전에 없이 여자도 보이고..
    페네르 가는 페리는 위스큐다르 Uskudar 가는 배 타는 곳과 달리 훨씬 윗쪽에 선착장이 있다.
    아타튀르크 다리를 지나 신시가 쪽 카심파샤 Kasimpasa 역을 경유하여 다시 구시가 Fener로 건너오는 여정..

    그런데 내가 도착하니 한시간에 한대씩 있는 페리가 이미 떠나고 한 시간 가까히 기다려야 한단다..
    소위 boat taxi 기사들이 달려든다. Fener까지 30리라 (24,000원) 에 가자고..
    사실 거기서 얼마되지 않고 직선거리라 버스를 타도 문제가 없지만 그들과 흥정을 하는 재미..

    30리라에 시작된 가격은 27, 25로 내려온다. 20리라를 손으로 보이며 난 계속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간다..
    그는 마지막으로 22를 말한다.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손가락 2개를 펴서 뒤로 뻗으며 난 계속 걷는다.
    계속 멀어지는 거리.. 드디어 ‘그래 20이다.’ 빨리 오라는 손 짓.. 결국 내가 이겼다.
       
    상쾌한 바닷바람.. 통통배.. 뱃전에서 담배를 피워물고 경치를 구경한다. 기사에게 담배 한대 권한다..
    오른손 바닥으로 가슴을 툭툭 치더니 고맙다는 인사를 꾸벅하고 그냥 셔츠 윗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아, 라마잔!! 갑자기 그가 신실해 보인다. 나 같은 사람은 라마잔 때문에라도 무슬림 되기는 틀렸군..


    아타튜르크 다리를 지나는데 다리 위에 보이는 파란 신호등.. 뱃길에도 신호등이 있는거구나..
    20여분 정도 지나 Fener 선착장. 친구가 된 것 같은 기분으로 그와 기념촬영..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마음으로 내가 흥정했던 가격을 무시하고 결국 25리라를 건낸다.

    현재 그리스 정교 총주교 Ecumenical Orthodox Patriarch가 있는 교회는 아기오스 게오르기스 교회.
    영어로는 Church of Saint George.

    콘스탄티노플 정복 당시의 총주교 본부는 하기아 소피아 Hagia Sofia (현재의 아야 소피아 Aya Sofya).
    그 뒤 성사도교회 Apostles 등 대여섯번을 옮기면서 1603년에 마지막으로 이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현재의 건물은 1720년에 재건축된 것..

    그리스 정교에서 총주교가 차지하는 위치는 카톨릭의 교황과는 달리 상징적인 의미밖에는 없다.
    정교권인 그리스, 러시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세르비아, 알바니아 등등 각각의 독립된 주교가 있기 때문..

    지나가는 사람한테 길을 물으니 떠돌이 구두닦이가 자기가 알려준다고 비탈길을 막 뛰어올라간다.
    골목길로 들어가 내가 안보일 때쯤이면 그 자리에 서서 빨리 오라고 손짓한다.
    하, 이 친절 미쳐..!!
    그러나 아니었다.
    한참을 올라가 교회위치를 알려주고 나자마자, 통을 내려놓더니 다짜고짜 내 운동화에 칫솔로 비누칠을 한다.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막무가네..
    앙카라에서 왔고 앙카라에는 애 셋이 있는데 자기가 먹여살려야 한다고,
    더듬더듬 영어로 말한다. 결국 포기..
    다 닦고나니 10리라를 내란다.. ㅋㅋ 이리저리 주머니를 뒤져 동전 있는 거 다 꺼낸다..
    이 친구 솔질을 건성으로 하면서 눈은 얼마를 주는지 내 손을 보느라 정신 없다.
    합해보니 5리라.. 야바위 안당한다고 그렇게 큰소리 쳤는데 결국 당하고 말했네..
    돈을 받자마자 날 계속 쳐다보면서 내려간다. 웃음 띈 얼굴.. 그래 내가 졌다.

    그러나 그가 알려준 곳은 문이 닫혀있고, 아무리 봐도 그리스정교 본부 같은 느낌이 안든다.
    이슬람과 기독교의 합성사진 같은 느낌…

    언덕을 어렵게 올라가는 꼬마애한테 물어본다..
    물어볼만한 유일한 단어는 ‘orthodox’..
    그는 자기가 안내해준다면서 빠른 걸음으로 오던 길을 다시 내려간다.
    유심히 보니까 다리를 절름거린다.. 아..! 이 부담..

    꼬마가 안내한 곳은 허름한 가정집 같은 교회.. 정교회 (‘orthodox’)라고 씌어져 있는 문패가 유일한 표식..
    아니, 이게 그리스 정교본부란 말인가..?
    아무리 정교본부가 상징적인 의미일뿐 힘이 없다지만 이 정도로 초라할 줄이야..
       
    이슬람이 관용을 베풀어 정교본부를 폐쇄하지 않았다지만,
    현실에서 힘이 없으면 이렇게 초라할 수 밖에 없는 거구나..
    한없는 실망.. 인생무상, 종교무상..
    안을 구경하려고 꼬마가 초인종 벨을 누르고 나도 연달아 누르지만 오랫동안 감감 무소식..
    난 쇼크를 받아 꼬마애와 건성으로 작별하고 한참을 그렇게 서 있다 내려온다.
    힘이 없다..그렇게 보고 싶었던 정교본부가 이 정도란 말이지..


    여행에서 돌아온 서울..
    여행 정리를 하다보니 결국 내가 간 곳은 정교본부는 아니었다.
    자료를 찾아보니 Saint George 교회의 사진..
    그리고 방문시에 볼수 있다는 총주교 좌..


    내가 간 곳이 정교 본부가 아니라는 것 뿐,
    그 곳이 어디였는지 아무리 찾아봐도 알수가 없네..
    페네르 지구가 그리스 사람들이 많이 살고 그래서 정교회가 많이 있다는데..
    문패를 보면 그 중 하나인 마리아의 집(Meryem Ana)이라는 이름의 그리스인 정교회 (Rum Ortodoks) 아닐지..

    어쨋든 다시 이스탄불을 가야하는 이유 하나 추가..
    그래도 너무 허무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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