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블로그
[터키]  Bergama 그리고 해프닝
작성자 : 에스빠냐  작성일 : 2008-05-27  조회 : 3133
  • 왼쪽으로 높은 벌거벗은 산 하나가 보이고 길이 없을 것 같은 곳을 S자 커브로 버스가 천천히 달리고 있다. 세상에 저렇게 험한 곳에도 버스가 다니네.. 그런데 결국 그곳은 그 유명한 Acropolis 가는 길이었다.

    시내를 거쳐 아크로폴리스로 가는 길..
    왼쪽으로는 절벽에 가까운 낭떠러지 길.. 그 밑의 인공호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드디어 그렇게 와보고 싶었던 Acropolis..
    알렉산더 장수중 한 사람 리시마코스 Lysimachus 가 맨 처음으로 세운 도시.. 여기 압권은 강백수님 여행기를 보니 야외극장이더군. 아껴놓고 나중에 봐야지
    아고라에 들어선다. 트리아누스 신전 기둥만이 몇 개 남아있을 뿐 대부분 그 터만 남아있다. 그 유명한 페르가뭄 도서관 터도 그냥 팻말뿐.. 양피지를 최초로 만들어 책으로 엮어낸 곳..이 곳 도서관에 소장된 책의 숫자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보다 많게 되자 학자들의 유출을 걱정한 나머지 이집트에서 파피루스 수출을 금지하게 되고 그래서 양피지를 개발한 원산지.. 양피지를 영어로 parchment 인데 라틴어 pergamene 에서 따왔고 결국 베르가마의 옛이름 페르가뭄...

    결국 일이 벌어졌다.. 카메라를 목에 둘러맨 체 높은 곳으로 뛰어올라가다 다리가 겹질러 넘어지고 만 것.. 카메라 깨지는 소리.. 딱, 우지끈.. 카메라 보호한다고 손으로 받치니 팔목에 찰과상이 생겨 당장 피가 난다.. 우, 이 챙피.. 카메라고 뭐고, 상처고 뭐고 진짜 챙피해 죽겠다.. 아무리 5학년이라고 이렇게 둔한가?

    이곳 사이트에서 사진들 보고 너무 부러워서 좋은 사진 찍겠다고 마련한 Nikon 좋은 거.. ㅎㅎ 산지 일주일.. 공부를 안해 소용없을 거란 생각으로 안가져오려다가 그래도..혹시 하면서 가져왔는데.. 어제 조수석에 놓고 창문 열고 운전하다 그놈의 양치기 캉갈이 달려들어 급브레이크 밟는 바람에 콘솔박스에 부딪히면서 액정이 나간 터 였는데..

    그나저나 아, 챙피해 미치겠네.. 혼자인 동양놈에, 나이먹은 놈이 (하긴 이눔덜은 내가 몇살인지 모르지..나중에도 40살 이상을 본 놈이 없으니까.. ㅋㅋ), 사진 작가 같지도 않은 놈이… 몰려드는 사람들.. 괜찮냐고, 소도 개도 한마디씩.. 그 사람들 알아듣지 못할 수도 있는 Tamam, Tamam (OK) !! 소리가 저절로 나오고.. 웃긴다, 여행 이틀 째에..

    다행이 상처는 별거 아닌 거 같다.. 1-2주일 있으면 상처 없어질 거 같다. 근데 카메라는? 한번 찍어본다.. 저 웬수 같은 신전.. 하, 찍히네.. 근데 렌즈가 툭하니 떨어져 나간다. 렌즈 아니면 카메라 본체 부속품이 나갔나 보네.. 렌즈 조이는 게 완전하게 안된다… 에이 심플.. 혼자 속으로 씩씩거리며 담배 한대 피워문다.. 그래도 완전하게 나간 거 보다야 낫지..히.. (후에 와이프 온 후에 와이프가 산 꿀이 짐 속에서 새어 카메라로 흘러들어 엉망이 되었음, 카메라 수난사, 어쩐지 가져오기 싫더라니....)

    그래도 가장 온전하게 남아있다는 야외극장은 봐야지..
    전망 좋은 높은 언덕에 지으려다 보니 원형이기 보다는 parelell에 가까울 뿐만 아니라 경사가 질 수 밖에 없고 10,000석 정도의 규모를 지키기 위하여 길게 만들어 어느 그리스나 로마의 극장과는 다른 모습. 그 너머로 보이는 베르가마 시의 전경이 시원하다. 역시 베르가마의 걸작..

    이것으로 끝내자. 당초 야외극장 밑의 디오니소스, 제우스 신전을 구경하고 극장 계단을 걸어올라오는 간단 hiking 을 하려 했는데 그냥 기분이 그렇다.. 신전은 페허만 남아있다고 하니 별거 없을 거야.. 이솝 우화의 신 포도(sour grape)처럼.. 손으로 카메라 받치느라 바위에 부딪힌 무릎도 시큰거리고.. 내려가 맥주나 마시자.. 씨.. 아까 찍으려다 못찍은 신전기둥 다시 가까히서 찍고 내려온다.
    구시가는 정말 사람사는 모습 그대로였다. 시장에는 대장장이, 채소 과일 장사, 리어카꾼, 엄마와 함께 나온 어린애들 등등.. 대부분의 여인들은 히잡을 쓰고.. 사람소리가 재잘거리는 새소리 같다. 아스클레피온의 성수가 있는 곳이라 그럴까, 도시 곳곳에 음료용 수도가 많고..
    현지인한테 맛있는 식당 Lezzetli Lokanta 를 물으니 허름한 2층집을 알려준다.. 꽉 찬 동네 사람들.. 맥주는 없었지만 (로칸타에서는 거의 맥주를 팔지 않으니...) 손으로 음식을 가리키며 주문한 음식 맛은 끝내준다. 역시 여행할 때는 동네 사람한테 물어보는 게 최고야..

    적당히 시장구경을 하고 이젠 치료소였다는 Asclepion을 찾을 차례..
    주차원 소년이 현지인들 주차비 1리라 받는 걸 보고 왜 (neden) 나는 2리라냐고 했더니 이스탄불에서 온 차라서 그렇단다. ㅎㅎ 짜아식..

    구시가에서 아스클레피온을 찾아가는 건 괴로움이었다.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주택가 골목길을 가리킨다. 차 한대 다니기도 힘든 길.. 기울어진 도로.. 일방통행 역주행.. 공사차량이 있어 다시 물어보니 조금 더 가랜다. 주택가 사람들이 다 나와 나와 차를 둘러싸고 길을 알려준다. 차이 한잔 하고 가라고 손목을 잡아끄는 사람.. 쓸데없이 말을 거는 아줌마들.. 애들은 온통 뛰어다니며 난리다.. 그러나 알려준 길을 500여 미터 따라가니 이정표는 있는데 입구가 막혀있다. 조금 더 올라가 농부한테 물어보니 그길이 맞다고 하고 길은 여전히 막혀있고 .. 월요일이라 문을 안 열었나? 터키 박물관은 대부분 월요일에 문을 닫던데.. 다시 돌아 나오는데 공사판 아저씨가 어느새 나타나서 –사실 그는 공사판을 벗어나 내가 제대로 가는지 한참동안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길이 맞다고 그리 가라고 다시 알려준다. 결국 포기..

    Bergama 를 빠져나가기 위해 신시가를 통과한다. 갑자기 나타나는 밤색 Asklepyon 이정표.. 본능적으로 1차선에서 핸들을 오른쪽으로 확 틀으니 속도를 내며 달려오던 2차선 차의 급브레이크 소리.. 손을 들며, Affedersiniz 미안합니다!! 그런데 구시가 사람들은 길 물어보면 이렇게 신시가를 통해서 알려주면 어디 덧나나?

    먼지 풀풀 날리며 찾아간 아스클레피온은 관광객이 꽤 있다. BC 4세기경에 최초로 지어졌지만 현재의 유적은 대부분 로마시대의 것.. 당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병원이었다고 한다. Sacred Road 끝에 쯤에 의술의 신 Asclepion을 상징하는 뱀의 모습을 새긴 기둥의 남아있는 부분..

    그런데 왜 뱀이 오늘날에도 군의관 이나 앰뷸런스 마크가 된걸까?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 신은 뱀이 새겨진 지팡이를 들고 다녔는데 뱀은 허물을 벗는 동물이기 때문에 질병을 벗어나 건강한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라는 의미라고.. 우연하게도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에피다우로스에 있는 에스클레피오스 신전 근처에는 뱀이 많이 살았었다는..

    카메라 부서져, 여기 찾느라고 고생한 몸과 마음을 치료한다고 그 당시 치료에 사용했다는 성수를 한잔 마시고, 야외극장, 치료실 신전 등을 대충 구경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문을 나선다.
    입구에서 날 석류를 그 자리에서 즙을 내어 짜주는 석류 쥬스 nar suyu 한잔..
    베르가마, 안녕.. 게네 교류셀림..Gene Goruselim 또 봐..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