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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건축 양식
작성자 : 이현희  작성일 : 2008-02-27  조회 : 1903
  •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어떤 풍경의 도시인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모르는 분들은 이 도시가 관료냄새 풀풀 풍기는 대칭형의 위압적인 소련식 건물들로 가득차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 쉽다. 이 도시의 기원은 1703년도에 피터대제에 의하여 토끼섬에 피터폴요새가 건설되면서 부터다. 푸쉬킨이라는 러시아의 위대한 시인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일컬어 ‘유럽으로 열린 창’이라 하였다. 전통적으로 비잔틴의 영향 아래에서 후진성을 면치 못하던 러시아는 피터대제에 의하여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건립과 함께 선진 유럽 문명을 받아들이기에 힘쓰게 된다. 이러한 가운데, 피터대제는 스스로 계몽군주로 자처하며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중심으로 하는 국가개조에 큰 노력을 기울여 성과를 거두게 된다. 피터대제가 유럽의 최신 학문, 예술, 과학기술, 조선술 및 도시계획법 등을 들여 오고자 노력한 결과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그 시대적 분위기를 따라서 이미 유럽에서는 한물간 ‘르네상스 양식’이라고 하는 클래식 양식과 르네상스 양식에 대한 반동으로 일어난 바로크 양식이 동시에 도입되었다. 이렇게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어떤 한 건축양식이 주류를 이루는 도시 분위기가 이루어 지지 않고, 전통적인 비잔틴 양식과 르네상스 양식, 바로크 양식 그리고 혁명 이후의 모더니즘이 혼합된 매우 특이한 유라시아 풍의 도시 미관을 갖게 되었다.

    러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양식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비잔틴 양식은 동로마 제국의 그리스 정교성당 양식(대표적 건축물로는 이스탄불의 성소피아 성당)으로 사용되던 것이 정교와 함께 받아들여져 독특한 러시아 식 비잔틴양식으로 발전한 것으로서, 대부분의 러시아 정교성당 양식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그 중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피의 구원 사원(스파스 나 크라비)이다.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가 암살된 자리에 그를 기념하여 세워진 이 사원은 이미 모스크바에 세워져 있던 성바실리 사원을 모방한 것이며, 양파형 지붕모양과 형형 색색의 색들의 조화 및 현란한 스테인드 글라스로 유명하다. 다음 르네상스양식이라고 할 수 있는 건물은(참고로, 르네상스 양식을 간단히 설명하면 좌우 대칭과 비례, 황금분할을 중요시하는 양식임)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심가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풍 아파트, 상가, 관공서 건물들이 있으며, 중요한 건축물로는 이삭성당, 카잔성당, 러시아박물관, 에르미타쥐 신관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바로크 양식의 건물은(바로크 양식은 르네상스 양식과 같은 지나치게 대칭과 비례를 중시하는 단조로운 구조를 벗어나, 부정형의 곡선 장식을 건물 내외부에 도입하여 환상적인 분위기를 도출해 내고자 한 양식임) 에르미타쥐 박물관, 푸쉬킨 시에 있는 예까쩨린 궁전, 파블롭스크, 페테르고프 여름궁전 등을 들 수 있다(그러나, 내부공간은 완전한 바로크 양식의 구현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르네상스 양식과 다소 절충된 형태임). 마지막으로 혁명 이후에는 유럽에서 19세기 말부터 유행되기 시작한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은 위압적인 대칭적 건물들이 시 외곽을 차지하고 있는데, 주로 관공서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제 건축사조에서 주목하는 양식으로서 기둥의 양식에 대해서 살펴 보고자 한다. 서양 건축에서는 크게 3가지 기둥 양식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오니아식, 도리아식, 코린트식 이 세 가지인데, 보통 주두의 모양을 가지고 판별을 한다. 도리아식은 주두에 특별한 양식이 없이 정방형의 판을 얹어 놓은 것이고, 이오니아식은 마치 산양의 양쪽 뿔모양 처럼 아래로 둘둘 말려진 주두를 가지고 있고, 코린트식은 양치류 식물들의 모양을 본 떠 주두를 장식하고 있다. 건축을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유익하게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이 세가지 양식이 공존하고 있다.

    학창시절 서양건축사 시간에 유명한 건물들의 모형을 만들기 위해 밤을 세우던 기억이 난다. 지금 다시 만들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 위대한 프랑스 건축가 몽페랑이 40년에 걸쳐 건설하고 완공과 함께 생을 마감했던 ‘이삭성당’을 만들어 보고 싶다. 건축적 영감은 이런 위대한 작품들을 직접 감상하는 것으로부터 나올 수 있는데, 그러한 환경을 충분히 갖춘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유럽의 건축학도들은 매우 행복한 사람들이며, 사진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우리나라 건축학도들은 매우 힘겨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현재까지 건축계를 주도하는 것이 서양인들이라 하더라도, 사실상 예술에 관한 감성과 재능 측면에서는 동양인들이 더 뛰어나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경제분야와 마찬가지로 언젠가는 동양인들이 건축분야를 주도하는 때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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