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오후(현지시간) 조용했던 이집트 카이로의 아인샴스 대학교가 난데없는 한국 노래와 말들로 떠들썩해졌다.
한·이집트 청소년 교류단으로 이집트를 찾은 한국 청소년들이 아랍권에서 유일한 이 대학 한국어과 교실을 깜짝 방문했기 때문.
한국 대학생들이 "앗살람 알라이쿰" 이라는 아랍어 인사를 건네자 자연스럽게 우리말 "안녕하세요"가 돌아왔고 이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한국어와 아랍어가 뒤섞이며 교실은 북새통을 이뤘다.
이집트 학생들은 그간 갈고닦은 한국어 실력을 뽐내며 쉴새없이 질문을 쏟아냈고 한국 대학생들은 질문에 답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할 지경이었다.
질문 내용도 "권상우를 직접 봤느냐. 정말 잘 생겼느냐"에서부터 "한국 대학생들은 졸업후에 취직이 잘되느냐" "한국은 이집트에 얼마나 관심이 있느냐"까지 다양한 관심사들이 쏟아져나왔다.
2005년 13개 언어대학 중 가장 마지막으로 설립됐지만 아랍권에도 불어온 한류 열풍으로 한국어과의 인기는 최고 수준이라고 학생들은 전했다.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고향에서 기차로 11시간이나 떨어진 카이로까지 왔다는 모하메드(18·남)는 "어렸을 때부터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TV로 보면서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며 "2년 뒤 졸업하게 되면 한국에 가서 아랍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높지만 정작 이집트 사람들이 한국에 가기는 너무 어렵다"면서 "올 연말에 있는 한국어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한국에 갈 수 있기 때문에 모두들 하루에 서너시간밖에 자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집트 대학생들은 수업이 없는 날 한국 학생들과 함께 카이로 시내 구석구석을 돌며 이집트 문화에 대해 설명하거나 전통 시장에 들러 물건을 함께 흥정하는 등 짧지만 돈독하게 우정을 쌓아 나갔다.
교류단의 막내 박정은양(18·이화외고)은 "멀게만 느껴졌던 아랍권의 청소년들을 이렇게 직접 만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정말 소중한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출처 :: 경향신문 〈카이로|이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