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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폭포도 좋지만 호수 유람은 더 좋다: [도쿄에서 닛코까지 조선시대통신사 길을 찾다. ④] 주젠지호 유람
작성자 : Rie Sang Ki  작성일 : 2020-08-06  조회 : 2581
  • 폭포도 좋지만 호수 유람은 더 좋다.

    [도쿄에서 닛코까지 조선시대통신사 길을 찾다. ④] 주젠지호 유람

     

    게곤노다키 올려다보기

     

     

     

     

    오쿠니코를 나온 우린 일행은 게곤노다키로 간다. 화엄폭포로 불리는 게곤노다키는 주젠지호에서 흘러내린 물이 다이야가와(大谷川)로 흘러내리면서 만들어진 높이 97m의 장쾌한 폭포다. 떨어지는 물의 양이 평균 3t 정도며, 장마철에는 100t에 이르기도 한다. 폭포 이름은 화엄경(華嚴經)에서 유래했으며, 주변에 아함(阿含) 방등(方等) 반야(般若) 열반(涅槃) 같은 이름의 폭포가 있다고 한다.

     

    게곤노다키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위쪽 전망대에 주차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 전망대인 관폭대로 내려가야 한다. 단풍철이 조금 지났지만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그러나 두 대의 대형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금방 내려갈 수 있다. 엘리베이터를 내리면 통로가 관폭대까지 이어진다. 관폭대는 3층으로 되어 있다. 2층에 사진촬영소가 마련되어 있다. 우리는 단체사진을 찍고 각자 화엄폭포를 살펴본다. 

     

     

     

     

     

    큰 틀로는 1단 폭포지만, 작은 줄기가 중간에 한 번 더 떨어져 2단 폭포로 볼 수도 있다. 이렇게 떨어진 폭포수는 더 작은 폭포 형태로 흘러 내려간다. 폭포에서 꽤나 멀리 떨어져 올려다보기 때문에 물보라를 느낄 수 없다. 푸른 하늘에 하얀 폭포수가 늦가을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그러나 1903년 이곳 폭포 위에서 고등학생이 유서를 남기고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그 후 투신자살이 잇따르면서 한 동안 자살의 명소라는 이름을 얻기도 했다고 한다.

     

    다시 위쪽 전망대로 올라온 우리 일행은 상당히 높은 위치에서 폭포를 바라본다. 보는 느낌이 전혀 다르다. 한 마디로 덜 웅장해 보인다. 그리고 물보라가 솟아올라 폭포수가 덜 선명해 보인다. 폭포는 역시 올려다보아야 제 맛이다. 이제 우리는 버스를 타고 주젠지호 유람선을 타러 간다. 10시 30분 배를 예약했다고 하니 서둘러야 한다.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유람선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한 대씩 운행한다.

     

    후나노에키에서 유람선 타기

     

     

     

     

    우리는 유람선 역으로 불리는 후나노에키에서 배를 타러 들어간다. 주변 경치가 너무 아름답다. 빨간 단풍나무, 파란 하늘, 하늘보다 더 짙푸른 호수가 잘 어울린다. 호수에는 유람선, 모터보트, 오리배 등이 대기하고 있다. 오리배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용 배다. 3인이 30분을 타는데 대당 1,500엔이라고 한다. 모터보트는 5인승으로 코스에 따라 5,000엔부터 15,000엔까지 다양하다. 15,000엔짜리는 호수를 완벽하게 한 바퀴 도는데 30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유람선에 오르니 배가 서서히 움직인다. 후네노에키에서 출발해 시계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호숫가를 따라 서쪽 쇼부가하마(菖蒲ケ浜)까지 간다. 북쪽으로 주구시 마을과 그 뒤 높다란 난타이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보는 난타이산은 편안한 느낌을 준다. 호수에는 겨울 철새들이 벌써 날아온 것 같다. 유람선은 20분 정도 걸려 쇼부가하마에 도착한다. 내리는 사람은 없고 두 사람 정도 배에 탄다.

     

    쇼부가하마 지나 서쪽 센주가하마(千手ケ浜)로

     

     

     

    유람선은 이제 아카이와(赤岩)를 지나 호수 서쪽 끝에 있는 센주가하마로 향한다. 이곳 아카이와와 하초데지마(八丁出島)의 단풍이 제일 아름답다고 하는데, 나뭇잎이 대부분 떨어져 늦가을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카이와를 지나자 호수 가운데 섬이 하나 나타난다. 인공으로 조성한 섬처럼 보인다. 삼나무가 주를 이루고 활엽수도 몇 그루 있다. 이 섬 옆으로는 모터보트를 탄 젊은 친구들이 질주를 한다. 이들은 하얀 포말을 그리며 조금씩 멀어져 간다.

     

    유람선은 센주가하마에는 정박하질 않는다. 이곳에서 내리면 걸어서 니시노코(西ノ湖)에 갈 수 있다고 한다. 배는 이제 동남쪽으로 방향을 튼다. 중간에 바위와 곶(崎)으로 이루어진 경치를 바라보며 주젠지로 향한다. 주젠지 선착장의 이름은 절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의 이름을 따서 다치기간논(立木觀音)이다. 쇼부가하마에서 다치기간논까지는 30분이 걸린다.

     

     

     

     

     

    그런데 주젠지에 도착하기 전 산쪽으로 별장형 2층 건물들이 나타난다. 이탈리아 대사관 별장과 영국대사관 별장이다. 이곳 주젠지호반에는 황실 별장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을 지나 다치기간논 선착장에 도착하자 사람들이 여럿 내린다. 이곳에 내려 주젠지를 구경하려는 사람들이다. 우리도 이곳에 내려 주젠지를 구경하고 주구시 도리이까지 걸어가면 되는데, 유람선을 타고 후네노에키까지 가기로 한다. 이곳에서 후네노에키까지는 배로 5분 거리다.

     

    주젠지는 어떤 절인가?

     

    주젠지는 이곳 오쿠니코의 정신적 지주다. 그것은 쇼도쇼닌이 창건한 절이기 때문이다. 전설에 따르면 쇼됴쇼닌이 배를 타고 호수를 유람할 때 천수관음의 모습을 보고 감복해, 계수나무로 천수관음을 조각해 본존으로 모시고 절을 열었다고 한다. 주젠지라는 절 이름은 1141년 후지와라 아츠미츠(藤原敦光)가 쓴 「주젠지 사기(中禅寺私記)」에 나타난다. 그리고 니요리(仁澄) 스님에 의해 크게 중창되었다고 한다. 주젠지가 현재의 자리인 우타가하마(歌ヶ浜)에 재건된 것은 1902년이다.

     


     

     

    주젠지는 본당 등 네 개의 당우와 종루로 이루어져 있다. 본당에는 이 절의 상징이자 중요문화재인 다치기간논이 모셔져 있다. 11면 천수관음으로, 헤이안(平安)시대 만들어진 6m 높이의 불상이다. 오대당(五大堂)은 5대명왕(明王)을 모셨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갖게 되었다. 명왕은 보살과 대비되는 존재로 화염을 배경으로 분노하는 표정을 지어 중생에게 공포를 유발한다. 그 중 가운데 모셔진 부동명왕(不動明王)이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부동명왕은 진언종(真言宗)에서는 대일여래의 협시보살로, 천태종(天台宗)에서는 본존으로 모셔지는 경향이 있다. 이곳 주젠지가 천태종 계열이어서 오대당의 본존으로 모셔진 것이다. 밀교 계열인 진언종에서는 부처가 세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를 삼윤신(三輪身)이라 부른다. 삼윤신은 자성(自性)윤신 정법(正法)윤신 교령(敎令)윤신이다.

     

    자성윤신은 우주의 진리를 터득해 깨달음의 경지를 체현해 보여주는 여래(如來)를 말한다. 정법윤신은 진리와 깨달음을 알기 쉽게 설교하는 보살(菩薩)을 말한다. 교령윤신은 불법을 따르지 않는 자를 공포스러운 모습으로 위협해 가르침을 주고, 불법에 적대적인 자를 힘으로 강제해 불법으로 돌아오게 하는 부동명왕을 말한다. 번뇌로 가득해 구원불능인 중생들을 힘으로 구원해 준다. 부동명왕을 포함한 5대명왕은 대일여래의 명을 받아 중생의 번뇌를 멸해주고 중생을 불도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

     

    애염당(愛染堂)은 본당 앞에 있는 작은 법당으로 애염명왕을 안치하고 있다. 애염명왕은 머리에 사자를 얹은 분노상을 하고 있다. 인간의 번뇌를 정화하고 애정을 성취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연애와 결혼의 성공을 가능케 하고, 원만한 가정을 이룩하게 해주는 존재다. 대흑천당(大黒天堂)은 주젠지호의 파도를 잔잔하게 해 주는 대흑천을 모시는 사당이다. 이것이 현대에 와서 집을 떠난 사람의 무사귀환과 배우자의 바람기를 없애주는 쪽으로 의미가 확대되었다고 한다.

     

    이로하자카를 내려가 린노지로

     

     

     


    과거 주젠지를 방문했을 때는 이들 법당을 볼 수 있었는데, 배에서 내리지 않으니 멀리서 절을 조망할 수밖에 없다. 유람선은 한 시간이 넘어 처음 출발한 후네노에키로 돌아온다. 배에서 내린 우리 일행은 호숫가 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간다. 우형택 지부장이 미리 예약을 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 놓았다. 점심에는 이곳 주젠지에서 잡은 생선조림도 나오고 김치도 한 접시 나왔다. 점심을 먹고 주구시 공민관(公民館)을 잠시 들러본다. 우리의 마을회관 같은 곳이다.

     

    우리의 다음 행선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닛코의 이사(社) 일사(寺)다. 그 중 먼저 린노지를 살펴보고 나중에 도쇼쿠를 살펴볼 것이다. 그러므로 린노지 주차장으로 향한다. 주젠지호에서 내려가는 길은 다이이치이로하자카다. 굽이굽이 28굽이를 돌아 닛코 구지라마치(久次良町)에 이르니 차가 밀리기 시작한다. 도쇼쿠와 린노지 그리고 후타라산신사로 가는 차량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곳 닛코는 오쿠닛코와 달리 아직도 단풍이 한창이다.

     


     

     

    버스가 천천히 가니 시내 건물들이 보인다. 하나이시마치(花石町)를 지나 혼마치(本町)에 이르니 일본성공회 북간토교구(北關東敎區) 신코교카이(眞光敎會)가 나타난다.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을 결합한 벽돌조 건물이다. 일본에서 보기 힘든 교회를 이곳 닛코에서 보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그리고 린노지로 들어가는 삼거리에는 사적인 닛코 봉행소적(奉行所跡)이 있다. 봉행소란 행정을 책임지는 관공서를 말한다. 그러므로 닛코 봉행소는 에도시대 닛코의 절과 신사의 영지, 건물, 승려, 신관을 관리하는 무사(武士)가 상주하던 관청이다.

     

    봉행소를 지나면 길은 아주 좁아진다. 이곳부터 이사 일사 영역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걸어서 절과 신사로 올라가지만, 우리는 린노지 주차장까지 버스로 간다. 주차장에 이르니 야나기하라 선생이 와서 기다리고 있다. 버스에서 내린 우리 일행을 맞이하는 또 다른 사람들이 있다. NHK방송 기자와 시모츠케신문(下野新聞) 기자다. 이들은 린노지부터 도쇼쿠까지 우리를 따라 다니며 취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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